지난달 1일 상하이가 과거 주택 구매 이력과 상관없이 현 무주택자인 경우 첫 주택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인방불인대(认房不认贷)’ 정책을 시행한 뒤 9월 상하이 부동산 시장은 뚜렷하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신경보(新京报)는 지난달 신규주택 가격과 수량이 일제히 상승하고 중고주택 거래량이 1만 7000건을 넘어서 영고선(荣枯线, 기업가 신뢰지수 임계치) 1만 5000건을 훌쩍 넘어섰다고 전했다.
루원시(卢文曦) 상하이 중원부동산 시장분석가는 “신규 정책 출범 이후 일부 구매자들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였으나 이후 공급 속도, 거래 당사자들의 심리 변화 등의 영향으로 기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보면, 신규 정책이 도입된 후 한달간 신규주택에 대한 시장 반응이 중고주택보다 강했고 특히 500만~700만 위안대 첫 개선형 매물에 대한 방문과 계약이 가장 두드러졌다. 가격대로 보면 제곱미터 당 3만~6만 위안대의 첫 개선형 매물이 주요 거래 대상으로 꼽혔다.
상하이 신규주택 시장 수량, 가격 동시 상승
‘인방불인대’ 정책 시행 이후 상하이 신규주택 시장은 수량과 가격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커얼루이(克而瑞)연구중심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상하이 분양주택 거래 면적은 72만㎡로 전월 대비 15%, 전년도 동기 대비 43% 하락했다.
중원부동산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인방불인대’ 정책이 도입된 후 첫 주(8월 28일~9월 3일) 상하이 신규주택 거래 면적은 27만 7100㎡로 전주 대비 114% 급증했다. 새 정책의 강한 파동 이후 거래량이 점차 하락세로 돌아서는 듯했으나 9월 말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상하이 온라인 부동산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9월 26일과 27일에만 신규주택 거래량은 각각 1057채, 1039채로 하루 거래량이 최근 몇 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격 면에서 보면, 지난달 상하이 집값은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 중지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상하이 신규주택 모델하우스의 평균 가격은 5만 1200위안/㎡로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3%, 전년도 동기 대비 0.34% 상승했다.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 기간 상하이 신규주택 거래는 1선 도시 가운데 가장 활발했다. 중지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이번 황금연휴 기간 상하이 신규주택 거래 면적은 12만㎡로 하루 평균 거래 면적이 전년도 동기 대비 159% 급증했다.
장원징(张文静) 중지연구원 상하이상무부 총경리는 “상하이 신규주택과 중고주택 시장 활성도가 뚜렷이 상승해 단기적으로 상승 흐름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구매자는 비교적 이성적인 상황으로 올해 연말까지 점진적인 회복 단계에 처해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호화주택 시장은 정책 영향 적어
프리미엄 매물은 강성수요, 개선형 매물에 비해 신규 정책 영향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런카이롱(任开荣) 상히이 이이호화주택(壹亿豪宅) 창업자는 “호화주택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단기 정책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며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면서 “호화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의 펀더멘탈로 최근 1년간 매물로 나온 고급 주택은 중소기업 사장이 다수였으나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 주택을 팔아 현금화했다”고 말했다.
상하이 시내 중심지의 공급 부족과 구매가보다 낮은 판매가 등의 이유로 일부 프리미엄 아파트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5일 상하이 쉬자후이의 인기 트 단지인 윈몐(云锦) 동방3기의 2차 분양 주택 105채는 추첨 당일 모든 주택이 판매됐고 최고 가격은 9618만 위안(177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중개업자 “정책 시행 직후 한 주간 중고주택 거래량 두 달 수준”
‘인방불인대’ 정책 시행 이후 상하이 중고주택 매물과 거래량은 일제히 상승했다.
송후숑(宋沪雄) 중원부동산 푸동선란매장 점장은 “신규 정책이 도입된 후 첫 주에만 우리 매장에서 3채의 중고주택이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 두 달 거래량을 합친 수준”이라며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우리 매장에서 총 10채 정도 거래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첫 주가 지난 뒤 방문, 거래량 모두 점차 줄었다”면서 “신규 정책 시행 이후 고객의 첫 납입금 비중은 줄긴 했으나 대출 총액은 여전히 갚아야 해 다수 고객이 첫 납입금은 가능하지만 주택 대출은 갚을 수 없다는 이유로 집을 보러 오는 발길이 줄었다”고 말했다.
중지연구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상하이 중고주택 거래량은 1만 7000채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08% 하락했다. 올해 1~9월 상하이 중고주택 거래량은 15만 채를 넘어서 전년도 동기 대비 20.7% 상승했다.
송후숑은 “시장은 회복되고 있으나 회복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다”면서 “현재 고객 대다수는 실질적인 강성 수요, 개선형 수요가 있는 이들로 주택 구매에 더 이성적이고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원시는 “전반적으로 보면 신규 주택은 여전히 활기를 유지하고 있고 교체형 수요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신규주택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서도 “시장이 기대한 호재 정책 시행으로 초반 보름간 시장 정서가 높았지만 그 이후에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점차 커져 시장 진입 속도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경험으로 봤을 때, 부동산 시장 기반을 공고히 하고 기업을 안정시키려면 일련의 ‘콤비네이션’이 있어야 효과를 나타낸다”면서 “따라서 10월 거래는 여전히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나타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책 풍향이 변화 기조를 보이고 유리한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거래량이 7, 8월의 최저점으로 다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신규 정책의 즉각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는 이미 지나 시장이 평상시로 돌아왔으나 정책이 수요 방출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