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부동산 구매 의지가 지지부진하고 부동산 개발업체의 판매 열의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가 부진한 판매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31일 제일재경(第一财经)은 제3자 연구기관인 커얼루이(克而瑞)가 발표한 5월 매출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 매출 총액이 전월 대비 14.3% 하락한 4856억 6000만 위안(89조 7400억원)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전년도 동기 대비 매출은 2022년 기저 효과로 6.7% 상승했으나 종전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1~5월 누적 실적으로 보면, 이들 업체의 총 거래액은 전년 대비 9.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 가운데 전월보다 매출이 상승한 곳은 20%에 불과했다. 상위 30대 업체 가운데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한 기업은 70%로 화룬(华润), 자오상(招商), 빈장(滨江)은 전년 대비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토지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지역형 부동산 개발업체 다화(大华), 웨이싱(伟星) 등이 전월 대비 성장했다.
누적 실적으로 보면, 중앙 국영기업의 활약이 돋보였다. 1~5월 중하이(中海), 화룬, 자오상, 젠파(建发), 등 국영기업의 매출이 50% 이상 증가했고 위에슈(越秀), 바오리즈에(保利置业), 샤먼궈마오(厦门国贸)는 10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순위에도 작은 변동이 생겼다. 1~5월 바오리발전(保利发展)은 매출액 1956억 위안(36조 1250억원)으로 업계 1위 자리를 지켰고 완커(万科)도 1658억 6000만 위안(30조 6400억원)으로 2위를 유지했으나 1위와의 격차는 300억 위안으로 더 벌어졌다. 이어 중하이부동산이 매출액 1463억 위안(27조 160억원)으로 업계 3위를 유지했다.
화룬즈디는 1435억 위안(26조 5140억원)으로 한 계단 상승한 4위에 오르면서 3위 중하이부동산을 맹렬히 추격했다. 반면, 비과위안(碧桂园)은 5위로 밀려났다.
전반적으로 보면, 5월 부동산 시장은 4월의 둔화세를 이어가면서 주요 도시 시장의 활성도는 더욱 하락했다고 평가된다.
커얼루이는 “주요 30개 도시 공급이 2019~2021년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고 거래량도 전월 대비 8% 감소했다”면서 “지난해 낮은 기저 효과로 1~5월 누적 거래량은 28% 증가했으나 베이징 공급 제한, 상하이∙선전 외곽 지역의 분양 비중 증가 등의 영향으로 1선 도시 거래량은 전월 대비 22% 감소하면서 30개 도시 평균치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업계는 6월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가 멈추고 소폭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커얼루이는 “6월은 상반기 부동산 개발업체에게 중요한 시기로 연간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벌이고 할인율을 높이는 등 거래량이 소폭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