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으로 구입한 주택, 뒤늦게 후회하고 계약금(定金) 환불을 요청하지만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 중국에서 종종 발생하는 계약금 환불 분쟁에 대해 중국 동관(东莞)이 중국 내 처음으로 ‘이틀 내 무조건 계약금 환불(两天内可无理由退定)’ 정책을 내놓았다.
중국경제망(中国经济网)을 비롯한 중국언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동관은 오는 3월 1일부터 부동산을 구매한 매수자가 ‘이틀 안에 무조건 계약금을 환불(两天内可无理由退定)’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시행한다. 이로써 동관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무조건 계약금 환불’ 정책을 시행하는 도시가 됐다.
6개월 간의 공시(公示)를 거쳐 이달 11일 동관시 주택•도시건설국은 정식으로 관련 정책을 통지했다.
통지에 따르면, 주택 구매자는 구매승인서에 서명한 날로부터 이틀 이내(계약 서명일은 포함하지 않음) 구매승인서 해지와 계약금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만일 쌍방이 ‘분양주택 매매계약서(商品房买卖合同)’에 서명하지 않은 경우 개발상은 반드시 환불에 응해야 한다.
또한 구매승인서에 서명을 할 때 개발상은 반드시 구매자에게 ‘분양주택 매매 계약서’를 제시하고, 설명해 구매자가 주요 조건과 관련 계약에 따르는 위험을 확실히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서명 이틀 후 구매자는 계약서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구매승인서의 해지를 요구할 수 없다. 따라서 구매자는 주택 구매 시 반드시 매각 현황 및 본인이 주택 구매 조건에 부합하는 지, 또한 은행의 최근 대출 상황 및 대출 조건을 모두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
만일 구매자가 위와 같은 사실을 모두 알고 난 후에도 약정 기한 내 개발상과 협의한 ‘분양주택 매매 계약서’를 체결하지 못한 경우 개발상은 본 구매승인서를 해지할 권리가 있다. 개발상은 본 구매승인서를 취소하고, 구매자가 지급한 계약금을 환불하지 않으며, 구매자에게 서면 통지 후 그 상품을 타인에게 팔 권리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지방 부동산 부양을 위한 조치라는 의견이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칭을 단 동관은 지속적인 부동산 침체를 겪고 있다. 동관은 마카오, 홍콩, 타이완의 핵심 지대에 위치한다. 하지만 최근 선전 지역의 부동산 침체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이에 지방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부동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종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