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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 칼럼] 원저우상인 요즘 뭐하나 했더니…… (조회:594추천:227) 2011-08-30 14:22:32
작성인: 김형술    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

상하이에서 남쪽으로 500킬로미터 정도 내려가면 원저우(温州)라는 지역이 나온다. 과거 지리적으로는 대만과 가까워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교통도 불편하기 그지없는 마을이었다. 불리한 주변 환경에 인구까지 넘쳐나 소자본으로 가능한 구멍가게나 가내수공업이 생계를 꾸려가는 유일한 방법 이었다. 이 마을이 부자 동네라는 소리를 듣기에는 천지가 개벽하기 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을 계기로 이 마을이 태생적인 핸디캡을 벗어 던지고 부자마을로 재 탄생한 것이다. 이 마을이 바로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리는 원저우 상인이 태어난 곳이다.

원저우 상인의 탄생

앞서 말한 원저우의 지리적, 정치적 환경으로 볼 때는 도저히 거상이 나오기에는 부적합한 곳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척박한 환경은 개혁개방 이후 돈을 벌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한 동기부여를 가져왔다. ‘돈이 있는 곳에는 원저우상인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들은 돈을 쫒아 대륙 곳곳에 스며들었고 해외진출에도 가속을 붙였다. 고향을 떠난 이들이 타지에서 돈 벌이가 되는 것을 찾으면 지원사격을 해주는 것은 고향이었다. 예를 들면 어느 지역에 손톱깍이가 잘 팔린다는 것을 알아내면 고향에다 손톱깍이를 만들어 달라고 오퍼를 보낸다.

친인척들과 주민들이 힘을 모아 공정을 맞추어 제품을 납품하고 오퍼를 보낸 사람은 제품을 가장 많은 이문을 남기고 판매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다른 화교들의 지연에 기반한 비즈니스와 유사하나 원저우상인은 레드가 아닌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철저한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한는 것이 다른 상인들과 비교되는 점이다. 현재 750만 원저우인중 200만이 해외로 뻗어 나갔고 이들의 연간 생산액은 2800억RMB에 달한다. ‘돈을 버는 것이 체면을 차리는 일’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척박한 환경을 이겨 냈기에 지금의 원저우 상인이 탄생한 것이다.

부동산 풍향계

경공업, 무역, 등 소소한 비즈니스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원저우 상인들이 어느 순간 투자의 귀제라는 말을 듣기 시작 하였다. 이전에는 돈이 되는 것을 만들어 팔았다면 이제는 돈이 되는 것을 아예 사버리고 있는 것이다. 그 중 부동산이 대표적이다. 개발상이 아파트를 지으면 원저우상인들이 몇 동씩 아도를 친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되 팔아버린다. 그래서 이들은 중국부동산 시장의 ‘풍향계’로 지칭된다.

대중들은 이들이 어느 지역의 부동산을 사들이면 조만간 그 지역 부동산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하게 되고 팔기 시작하면 침체기가 올 것이라 지레짐작하게 하게 되는데 그 데이터가 제법 잘 들어 맡는다. 그로 인해 원저우 상인들의 행보는 중국부동산시장을 예측하는데 하나의 심리적인 지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밖에 부동산 외에도 광산, 택시, 옥, 보이차, 동물 등 돈이 되는 곳에는 장르를 불문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원저우 상인들 요즘 뭐하나?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은 원저우상인들에게 또 하나의 돈벌이를 제공했다. 바로 사채다. 정부에서 돈줄을 조이다보니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빠지게 되었고 급전을 구하는 회사들이 늘어났다. 미리 받은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돈을 빌리려고 하는데 은행에서는 대출을 받기가 힘들어져 단기간 필요한 돈의 수급을 위해 사채시장에서 돈을 조달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 이문에 밝은 원저우상인들이 가만 있을리 있겠는가?

돈을 빌리려는 사람은 많고 은행문턱은 높아져 자연스레 사채시장에 수요가 넘쳐나 고리대금업이 성황을 맞으니 원저우상인들이 사채시장에 모여들었다. 요즘 원저우 상인들은 부동산도 광산도 아닌 월이자 10%에 연간 최고 240%까지 하는 고리대금업의 달콤함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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