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시경제에 대한 기대 약화와 보수적인 기업 확대 전망, 일부 산업의 집중 임대 반환 영향으로 베이징 오피스 시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임대료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9일 차이신(财新)은 최근 여러 시장 기관이 발표한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4분기 베이징 오피스 빌딩 시장 공실률이 더 상승하면서 임대료가 크게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오피스 시장은 앞서 지난 2021년 4분기 공실률이 늘어나면서 임대료가 본격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세빌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베이징의 A급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은 20.4%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이징 사무실 공실률이 상승하는 것은 부족한 사무실 임대 수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투자회사인 DTZ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베이징과 5대 핵심 상권의 순 흡수량은 각각 –2.3만㎡, -4.2㎡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 기간 세입자가 임대를 반환한 면적이 신규 임대한 면적을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베이징 오피스의 연간 순 흡수량은 14만 8000㎡로 플러스를 유지했으나 전년도 동기 대비 14.5% 감소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가장 많은 수요를 창출했던 IT 업계의 임대 수요가 크게 감소한 점이 베이징 오피스 시장 침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시장조사기관 가오리국제(高力国际)는 “앞서 대규모 사무실을 대거 임대한 주요 IT 기업이 최근 몇 년간 사무실 통합기에 들어섰다”면서 “주요 IT 기업은 지난 2021년 베이징에서 147만㎡ 면적의 사무실을 임대했으나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126만㎡를 반환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사무실의 공실률 상승은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졌다. DTZ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베이징 A급 오피스 빌딩의 월 임대료는 1㎡당 297.9위안으로 첫 자릿수가 3에서 2로 떨어졌다. 이는 전월 대비 3.2%, 전년 대비 7.3% 하락한 수치다. 하락 폭이 가장 큰 지역은 중관춘(中关村)과 왕징(望京) 주셴차오(酒仙桥) 상권으로 각각 8.3%, 7.7% 떨어졌다.
신규 프로젝트의 시장 진입도 사무실 공실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년 신규 프로젝트가 베이징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기업의 수요가 공급 면적을 따라잡지 못해 공실률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세빌스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베이징 A급 오피스가 안정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연 평균 약 60만㎡의 사무실이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현 거시경제 회복세 둔화, 각 산업의 임대 수요 감소 등으로 베이징 A급 오피스는 단기적으로 큰 재고 소진 압박을 받을 전망으로 공실률이 증가해 임대료가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쥐안(李娟) 가오리국제 베이징지사 총경리는 “전체 시장의 공실률이 20%대 높은 수준을 유지는 한 시장의 평균 임대료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높은 공실률이 지속되는 기간이 길수록 임대료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지기 때문에 2024년 임대료 가격 중심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사실상 임대료 첫 자리 ‘2’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