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1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유독 크고 작은 이슈가 많았던 2021년 중국 부동산을 10개 키워드로 돌아보자
1. 토지 집중 공급
2021년 부동산 기업들은 토지 매입 사이클이 크게 변했다. 22개 도시에서 토지 집중 공급에 나섰고 1차 공급 당시 입찰 경쟁이 가장 치열해 프리미엄도 높았다. 그러나 2차 집중 공급부터 그 열기가 조금씩 사그러들었다. 등가 유찰율은 32%에 달했고 민영기업의 참여도도 높지 않았다. 대부분이 국영기업, 중앙기업, 성투(城投, 도시건설 투자 회사) 등이 입찰에 참여했다. 3차 공급 당시에는 이제 국영기업은 아예 참여하지 않고 그나마 성투 기업들이 가격 방어를 위해 참여했다.
평가: 올해 부동산 기업들의 투자 매입은 저가 또는 저프리미엄 위주였다. 내년 부동산 기업들의 토지 매입 추세는 대출 상황과 판매대금 상환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2.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
올해는 특히 하반기 들어서 여러 중대형 부동산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7월에는 란광발전(蓝光发展), 시에신(协信) 등은 실제 부채나 사업 어음을 제때 상환하지 못했고 양광100(阳光100)은 8월 만기 도래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중국 위기론까지 야기했던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기업인 헝다(恒大)도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는 위기에 처했다. 10월에는 화양녠(花样年), 당다이부동산(当代置业), 11월에는 아오웬(奥园), 자자오예(佳兆业)등 유명 부동산 기업이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 부동산 기업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신탁 기관도 디폴트 위기가 계속되었다.
평가: 올해 채무 불이행 위기를 겪은 부동산 기업들은 대부분 민영기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상반기에는 채무 상환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여 아직 더 많은 민영 부동산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채무를 갚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남아있다.
3. 부동산(보유)세
2021년 5월 재정부, 세무총국, 주택건설부 등 주관 부처에서 부동산세 개혁 시범에 대한 좌담회를 열어 일부 지방 정부 책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10월 시진핑 주석은 치우스(求是)라는 잡지에 ‘착실히 공동부유를 추진한다’라는 문장을 통해 “부동산세의 입법과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라고 부동산세 도입을 예고했다.
10월 23일 전인대 상무위가 일부 도시에 대해 부동산세(부동산 보유세)를 시범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시범 시행 기간은 5년이다. 국무원이 부동산세 시범 구체적인 방법, 시범 지역 등의 실시 세칙을 결정한다. 국무원은 적극 추진이라는 원칙하에 시범 내용을 입법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평가: 부동산세 입법화와 시범 시행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다
4. 도시 개혁
‘도시개혁(城市更新)’이라는 단어는 2021년 처음으로 정부 과제 보고서에서 언급되었다.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원대한 목표 요강에서 제시한 “도시의 발전 방식으로 빨리 전환시켜 도시 공간에 대한 구조 최적화와 수준을 제고시킨다”라는 내용의 심화 과제라 할 수 있다. 베이징, 선전, 광저우, 중산(中山), 상하이, 추잉, 푸저우, 랴오닝 등지에서 관련 법률 조례가 발표되기도 했다. 11월 5일 주택건설부에서는 21개 도시(지역)에 대해 1차로 도시 개혁을 시범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더 많은 부동산 기업이 도시 개혁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중국 100대 부동산 기업 중 80%가 도시 개혁 작업에 참여했고 참여 기업 중 50% 이상이 100만 평방미터 이상의 규모를 작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 부동산 업계가 신축보다는 구축이 많아지고 있어 앞으로 부동산 기업들에게 도시 개혁 사업은 위기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
5. 인수합병
부동산 기업들의 신용 위기로 부동산 시장 통합이 가속화되었다. 7월~10월까지 3개월 동안에 진행된 인수 합병 규모만 160억 위안에 달하며 2020년 한 해 인수합병 금액을 넘어섰다. 올해 부동산 기업의 인수합병의 특징은 따위츠따위(大鱼吃大鱼), 즉 큰 기업이 큰 기업을 인수하는 현상을 자주 보였다. 비구이웬(碧桂园)서비스가 푸리부동산(富力物业), 란광자바오(蓝光嘉宝), 차이성훠(彩生活) 산하의 링리러(邻里乐)를 인수했다.
게다가 이 같은 움직임에 정부도 지원사격을 나서는 모습이었다. 최근 인민은행, 은행보험감독위원회는 ‘주요 부동산 기업의 리스크 프로젝트 인수합병 관련 금융 서비스 통지’를 발표해 인수합병과 관련한 대출 업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수 부동산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지원해 리스크 사업 인수를 원활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평가: 현재 부동산 시장은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리스크가 있는 기업은 도태되거나 합병되고, 탄탄한 부동산 기업들의 세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6. 판매 압박
2021년 부동산 시장 판매는 한마디로 ‘천당과 지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상반기에는 부동산 판매 열기가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지만 하반기부터 그 열기가 급속도로 식어버렸다. 7월부터 마이너스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7월-10월 판매 면적과 판매액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11월에는 하락폭이 더 늘어나 80% 넘는 부동산 기업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감소했고, 절반 이상 부동산의 실적 하락이 30%를 넘어섰다.
평가: 2021년 신축 부동산이 적어 2022년에도 물량이 많지 않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신용대출 조건이 상대적으로 완화되어 판매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판매 상황이 호전될 전망이다.
7. 해고
올 들어 많은 부동산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기업들이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연봉 동결, 직책 변경, 해고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고 대부분의 기업이 인력을 줄였다.
8. 공모 리츠(REITs)
6월 21일 중국 제1호 인프라 공모 리츠 9개가 첫 선을 보였고 반나절 만에 목표액 340억 위안을 넘어섰다. 12월에는 화하월수고속리츠(华夏越秀高速REITs), 건신중관촌산업단지리츠(建信中关村产业园REITs) 등이 상장해 거래되고 있다. 7월 2일 공모 리츠의 시범 범위는 인프라 사업, 주차장, 보장형 임대주택 분야까지 확대되었다.
평가: 리츠는 공모로 투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관련 자본, 지분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해 나눠 갖는 부동산 간접 투자다. 많은 부동산 기업들이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고, 부실채권과 디폴트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인프라 리츠를 통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정부의 재정적 고민을 덜어주고 건강한 부동산 업계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9. 예약 판매 자금 관리
6월부터 시작된 헝다, 푸리(富力), 화양녠 등의 유동성 위기가 계속되면서 부동산 채무 불이행 위기가 계속되면서 교방(交房, 즉 부동산 기업이 집 구매자에게 아파트의 권한을 넘기는 것)에 대한 위험성도 높아지자 여러 도시에서 예약 판매 자금에 대한 관리를 강화했다. 쿤밍, 시안, 탕산, 청두, 포산, 주하이, 웨이팡(潍坊) 등 이와 관련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스자좡(石家庄)의 예약 판매 허가 조건을 구조물 지붕에 콘크리트로 덮은 이후로 제한했다. 저장성, 칭다오는 이보다 더 강화해 지붕에 콘크리트로 덮은 이후부터 주택 담보대출을 가능하게 했다.
평가: 부동산 기업은 예약 판매를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고, 향후 교방에 필요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공사 진척에 따라 예약 판매 자금을 관리하는 것은 부동산 구매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부동산 기업이 합리적으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10. 융자 원활
중국 정부가 부동산 기업에게 절대 넘지 말아야 할 3개의 레드라인(三道红线, 선수금 제외 자산부채비율 70% 이상, 순부채비율 100% 이하, 현금과 단기 부채비율 100% 이상)을 요구하고 부동산 대출에 대한 집중 관리로 2021년 부동산 기업들에게는 자금 순환이 어려운 한해였다. 하반기에는 판매 부진까지 겹쳐 현금 흐름이 좋지 않자 10월 이후 부동산 개발 대출, 인수합병 대출 등 부동산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융자가 원활해졌다. 이와 함께 개인 주택담보대출 금액도 상승했다.
평가: 중국 정부는 자가 수요를 위한 주택 담보 대출과 부동산 기업들의 안정적인 교방(交房)을 위한 자금 조달은 계속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기업들의 융자 환경이 다소 개선되겠지만 판매 감소와 은행권에서의 대출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당분간 부동산 기업들의 자금은 여전히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