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부동산 통제 정책의 부작용으로 최근 임대료가 폭등하자 베이징 중개업체 10곳에서 더이상 임대료를 올리지 않겠다고 나섰다.
20일 오전에 열린 베이징시 부동산 중개협회 좌담회에서 쯔루(自如), 샹위(相寓), 단허공위(蛋壳公寓)를 포함한 부동산 중개업체 10곳이 더이상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보유 임대 주택 12만 채 전량을 시장에 내놓기로 약속했다고 같은 날 펑파이신문(澎湃新闻)이 보도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베이징의 임대료는 전년동기 대비 3.1% 상승했다. 일부 지역은 상승폭이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서는 임대료 상승의 표면적 원인으로 중개업체의 물량 독점과 임대료 담합 인상, 근본적 원인으로는 공급 감소로 인한 공급∙수요 불균형을 지목했다.
이날 열린 좌담회에서는 최근 부동산 입대 업계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에 대해 임대 기업이 스스로 규제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부동산 임대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세 가지 ‘삼불(三不)’ 약속을 지킬 것이라 선언했다.
▲은행 대출 등 융자를 통해 얻은 자금으로 악의적인 부동산 선점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임대료를 시장 수준보다 높게 부르거나 주택 점유를 위해 임대료를 올리지 않으며 ▲사전에 임대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 등으로 임대료를 높여 집주인을 현혹해 부동산 매물을 선점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또한 각 중개업체는 소속 중개업자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 약속했다. 부적합한 방식으로 부동산 물량을 점유하는 자에 대해서는 적발 시 처벌을 하거나 퇴출시킬 방침이다.
안정적인 부동산 임대 시장을 위해 업체가 보유한 임대 주택 매물 12만 채 전량을 시장에 내놓을 뜻도 밝혔다. 이에 따라 쯔루 8만 채, 샹위 2만 채, 단허공위 2만 채, 중톈즈디(中天置地) 1500채, 러후공위(乐乎公寓) 1000채, 샤오지아리엔싱(小家联行) 1000채, 모팡공위(魔方公寓) 900채, 메이리우(美丽屋) 775채, 스제자위엔(世杰佳园) 400채, 룬방룬지아(润邦润家) 150채 등 총 12만 5725채의 임대 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한편, 베이징 중개업체들의 이 같은 선언에도 중국 누리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이미 오를 대로 올랐는데 이제 와서 안 올린다고 약속? 내린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12만 채는 갑자기 어디서 나왔을까”, “저 중개업체들이 내놓는 임대료 가격 자체가 원래 시장 수준보다 비쌌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