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부터 상하이에서 보았던 많은 사례 중 2명의 고객과 있었던 사연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쓰려다 보니 몇년 전 모 부동산신문에 나를 슬프게 하는 세입자와 집주인, 부동산관련 기사를 읽은 당사자가 그 신문사에 당당히 전화걸어 사과기사 쓰라 하고 기사쓴 나에게는 회사문 닫으라고 했던 한 대기업 주재원 부인이 생각났다. 그 남편 회사 주재원 주택 몇 개를 소개해줬던 터라 남편도 알자면 알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남편이랑 같이 오셔서 우리사무실에서 커피마시면서 이야기하자는 말에 그 협박은 마무리되었다. 몇 년이 지난 아래의 에피소드 당사자들도 나에게 이렇게 달려들지도 모르지만 많은 교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상당히 무례한 사례로 봐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너무 오래되어 숫자에 대한 기억은 확실치 않을 수 있다.
누수로 인한 수도세 누가 내나요? 10위엔 타이타이
한 세입자가 우리부동산과 새집으로 이사 결정 후 이전 집 보증금 문제(벽에 심한 낙서)로 고민하면서 여러번 전화 와서 상당히 고민했다. 잘 모르는 사이지만 한 번 보고 바로 결정해준 것도 고맙기도 하고 그 타이타이가 너무 걱정을 많이 하길래 제가 그냥 한번 칠해 드릴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했다. 이사 후 이 세입자가 이사 나간 집의 상황을 보니 벽 문제 말고도 좀 심각했었다. 결국엔 집주인과 4000위안수준에서 타협을 보고 세입자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 세입자가 회사에서 비용처리명목으로 5000위안 금액의 수리비 영수증을 발급해달라고 하길래 “잘됐네요”라고 응대하니 그 세입자의 답변은 “어머 샐리씨는 어쩌면 들어올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죠?”였다.
그 때 바로 느낀 것은 “아~ 회사에서 그 비용을 정산 받을 수 있는데도 나한테도 그 비용을 받아내겠다는 것이구나”하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처리를 하고 헤어졌지만 그 영수증 비용도 나보고 부담해달라고 전화하는 이 세입자의 자연스러운 태도에 황당한 내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 세입자가 사는 1년간의 에피소드는 그 비용 정도와 내용면에서 참으로 사소하다.
이사하는 날 오전 그 집 아들이 방 문을 잠궈서 이사짐이 못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그 날 이사 후 그 세입자 “그런데 오전에 열쇠 없어서 문 딴 비용 10위엔은 누가 내나요?” 방 열쇠 등이 오후에 전달된 점도 감안했기에 10위엔 전달했다.
입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변기에 물이 새서 수리가 불가한 상태였다. 이틀 뒤 변기를 아예 새것으로 교체했다. 교체 후 이 세입자 전화 와서 하는 말 “근데 하루 정도 변기 물샌 비용은 누가 내나요?”하길래 세입자에게 10위안을 전달하면서 정리했다.
이사 후 이 세입자가 이전 살던 집 세입자를 알게 된 것인지 알아낸 것인지 모르지만 우리부동산에서 정산해준 공과금비용이 의심된다고 다시 계산해 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그 차이금액은 20여위안에 불과해서 그냥 이번에도 30위안정도 주고 끝낼까 하다가 이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번거롭지만 각종 공과금영수증 복사본과 계산내역을 제시해주었다.
계약서에는 정수기 필터교환비용은 세입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한국인 집주인에게 어느 날 전화가 왔다. 세입자가 어떻게 자기 연락처를 알아서 떼를 쓰는데 집주인이 그냥 본인이 부담하겠다고 했다.
이 세입자의 임대료는 매월 19800위안이었고 부인은 휴대폰도 없이 살았고 겨울에는 4식구 모두 거실에서 공동생활하기에 2달간 사용한 가스요금이 600위안수준이었다. 자기 돈 절약하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적은 비용에도 경우 없이 행동했던 이 세입자는 지금쯤 한국에서 천원 이천원 가지고 실갱이하면서 마음 불편히 살고 있지 않을 까 싶다. 이 세입자 베이징발령으로 이사 나가는 날 우리 집주인은 과자 한보따리를 사와서 비행기에서 먹으라고 했다. 내 기억속의 마지막 세입자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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